- 업체 95%가 서울·경기에 집중
- “2센텀지구 특화산단 육성 필요”

부산의 ICT 기업 중 국내 매출 300대 기업에 든 곳이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히는 ICT 관련 기업을 키우기 위해 지역만의 특화된 육성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부산 ICT 산업 현황과 기업 실태 분석’ 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부산상의는 지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은 ICT 산업과 관련된 기업의 현황을 처음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국 상위 300대 ICT 기업 중 부산에 본사를 둔 곳은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107위), 나비스오토모티브시스템즈㈜(163위), ㈜비엔케이시스템(196위), ㈜마이비(265위), 트리노드㈜(267위) 등 5곳만 포함됐다. 전국 매출 1위는 ㈜케이티였고, 2위 ㈜LG유플러스, 3위 SK텔레콤㈜ 등 통신사가 주요 순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의 매출액은 3986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108조61억 원)의 0.4%에 불과했다. 또 300대 기업의 95%가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었다.

지난해 부산 ICT 기업 중 매출 1위는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였다. 이 기업은 선박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노르웨이 콩스버그 마리타임의 한국 법인으로 지난해 매출 1428억 원을 올렸다. 2위를 차지한 나비스오토모티브시스템즈㈜는 차량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와 전자지도 솔루션을 개발·공급하는 향토기업으로, 작년 매출액은 889억 원이었다. 모바일 게임 ‘포코팡’으로 유명한 트리노드㈜의 매출액은 490억 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특히 트리노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84%나 증가해 지역 ICT 기업 중 매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부산 매출액 100대 기업 중 게임 분야는 트리노드와 ㈜마상소프트가 유일했다. 이는 전국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 중 게임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다만 눈여겨볼 부분은 부산 ICT 기업의 매출액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부산 매출액 100대 ICT 기업의 매출액은 8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영업이익은 13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부산 매출액 100대 제조업의 총매출액이 전년대비 1.4% 증가한 것과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하지만 지역 정보통신업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조9310억 원으로 지역 산업의 2.2%에 불과해 제조업(16.3%)보다 비중이 작았다.

부산상의는 4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분야가 주목받는 만큼 지역만의 특화된 전략으로 ICT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지역 ICT 산업 육성을 위해 청년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인프라와 여건을 마련하고 추진 중인 제2 센텀지구를 도심형 첨단산업단지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며 “항만, 물류, 자동차, 조선 등 지역 주력산업의 부가가치와 블록체인 특구의 지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특화 전략도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2019년 부산지역 매출액 상위 5대 ICT 기업 순위 기업명 2019년 매출액 전년비 증감률 1 한국콩스버그마리타임㈜ 1428억 400만 원 59.9% 2 나비스오토모티브시스템즈㈜ 889억 9700만 원 57.4% 3 ㈜비엔케이시스템 683억 200만 원 32.3% 4 ㈜마이비 494억 2400만 원 12.9% 5 트리노드㈜ 490억 400만 원 283.9% ※자료 : 부산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