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 반덤핑·세이프가드에 민감
- 美선거 다음 해 평균 8.1% 감소
- 후방산업 해운·항만·조선도 파장

- 부울경 현대차·르노차·GM 포진
- 협력업체 "선제대응 시급" 우려
- 리쇼어링 땐 韓 직접투자 위축도

- 트럼프 재선 땐 미·중갈등 고조
- 국내 GDP 연평균 0.1%P 하락
- 바이든 당선 땐 0.1~0.4%P 늘듯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해에는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연 평균 4.2%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대선 이듬해에는 국내 철강, 자동차 분야가 크게 위축되는 것으로 위축이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든 철강과 자동차 산업이 집중된 부산 울산 경남이 입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발 빠른 대책을 수립하고 정부는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나온다.
■미국 대선 다음해 ‘조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산업통계분석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1988~2018년의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 대선 다음해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입증됐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강, 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일반기계 등 주요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출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이었다. 철강 산업은 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8.1% 감소했으나 그 나머지 해에는 20.7% 성장률을 보였다. 그 격차는 28.8% 포인트였다.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다. 특히 포스코를 중심으로 울산 부산 경남으로 이어지는 동남권에 철강 산업이 발전해 있으며, 철강 산업의 전·후방 산업이 해운·항만·조선 산업이다. 동남권의 주력 산업이 미국 대선으로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미국 대선 다음 해에는 평균 6.9% 감소했다. 동남권에는 현대자동차(울산), 르노삼성자동차(부산), 한국GM(경남 창원) 등 주요 사업장이 있으며, 협력업체가 집중돼 일정 부분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대선 다음해부터 한국에 대한 직접 투자를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리쇼어링(제조업체 복귀) 정책이 가동되면 미국의 한국 직접 투자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등 대미 수출 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신정부와의 원만한 통상 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 땐 국내 성장률 ‘하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돼 국내 경제 성장률은 연 평균 0.1%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 평균 0.6~2.2% 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미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이 되면 한국의 총수출은 연 평균 0.4% 포인트, 경제성장률은 연 평균 0.1%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의 총수출은 연 평균 0.6~2.2% 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1~0.4%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장 친화적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다.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불필요하고 비용이 발생하는 규제 철폐를 강조하며, 시장 및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정 및 동등한 무역 촉진과 중국의 무역 부정행위 단속 등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에는 2016년부터 유지해 온 감세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탈(脫)중국 가속화와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01포인트(0.60%) 오른 2357.3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개표 결과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집계되자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가운데 IT·바이오주 등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바이든 후보 관련 수혜주로 꼽힌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8.51포인트(1.04%) 오른 826.97로 마감했다. 역시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바이오·5G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13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옥재 안세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2000년대 이후 미국 행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 구분  수출규제 조치 부시 1기(2001~2004년)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오바마 1기(2009~2012년)  세탁기 반덤핑·상계관세 오바마 2기(2013~2016년)  유정용 강관, 송유관, 도금 강판 반덤핑·상계관세 트럼프(2017~2020년) 철강(쿼터), 알루미늄(관세인상), 자동차(수입량 제한 검토) ※자료 :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