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
-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 심각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1~9월 부산지역 기업의 구인 건수가 지난해보다 15%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감소율보다 배 가까이 큰 것이다. 비교 시점을 3년 전으로 확대하면 무려 40%나 급감했다. 반면 구직 희망자는 20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인력 공급(구직)이 증가하는 만큼 수요(구인)가 따라가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구인·구직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된 구인 건수는 총 8만19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6246건)보다 14.9% 줄었다. 지난해 1~9월 감소율은 7.8%(2018년 1~9월 대비)였다. 3년 전인 2017년 1~9월(13만3598건)과 비교하면 38.7% 급감했다. 2017년 상반기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부산 고용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던 시기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구인 광고를 등록한 기업에는 부산 외 기업도 포함된다. 하지만 부산지역 기업이 98%(8만1914건 중 8만229건)를 차지한다. 특히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제조업에서 채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월 부산 제조업 기업의 구인 건수는 지난해 1~9월(2만6271건)보다 24.2% 급감한 1만9917건에 머물렀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과 불확실성 확대 여파로 부산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채용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기업이 예년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구직 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9월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된 구직 건수는 26만99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만1290건)보다 3.3% 늘었다. 2018년 1~9월(24만8961건)과 비교하면 8.4% 증가했다. 특히 올해 1~9월 20대가 접수한 구직 건수는 6만498건으로 지난해 1~9월(5만7088건)보다 6.0% 증가했다. 전체 구직 건수 증가율(3.3%)보다 배 가까이 컸던 셈이다.

구인·구직 건수 등락률이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는 것은 부산지역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력 수요 급감에 따른 미스매치를 최소화하기 위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유입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