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사회, 일대 난개발 우려
- “대규모 아파트단지 안된다”

한진중공업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 신탁사와 사모펀드 운용사(PEF) 등 7곳이 관심을 나타냈다. 지역 사회는 매물로 나온 영도조선소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 건설 등 난개발을 우려하고 있어 추후 개발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감된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한국토지신탁, APC 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등 7곳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 지분 20.01%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경기 부진과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까지 겹쳐 지난해 경영권이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7곳이나 인수 의향을 나타낸 것은 그동안 한진중공업 실적이 개선된 까닭으로 보인다. 조선은 물론 건설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올려 지난해 770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주가는 올해 초 4000원 대에서 최근 7000, 8000원 대까지 올라섰다. 예상 매각액은 5000억 원을 가뿐하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산업은행은 입찰 제안서를 평가한 뒤 빠르면 올 연말 본 입찰 대상자 1곳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사를 거쳐 최종입찰제안서를 접수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점은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매물에 관한 정보접근이 다른 곳에 비해 용이한 데다 산업은행의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까닭에 다른 곳보다 상당히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매각 기업이 확정된 뒤 영도조선소 부지가 어떻게 활용될 지도 지역에 큰 관심사다. 새 인수자가 영도구의 조선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대규모 주택단지나 상업지구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는 것이 지역 사회의 우려다. 실제 부산시는 2030년까지 영도구 공업지역 정비를 추진 중이다. 앞서 부산시의회 노기섭 의원은 최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인수자가 영도조선소 부지를 용도 변경해 엘시티 같은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노동단체도 3000명의 영도조선소 노동자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지 모른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