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지식재산 평가 보증금 지원
- 핀테크·블록체인 업체에 도움

부산지역 기업이 특허권 등 지식재산(IP)을 담보로 수억 원대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술력은 있지만 부동산 등 담보가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핀테크·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술보증기금과 BNK부산은행은 지식재산 기반 혁신창업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해 12일 ‘지방은행의 지식재산(IP)금융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으로 시행되는 ‘IP패스트 협약보증’은 기보의 KPAS((Kibo Patent Appraisal System)를 활용해 사업화에 소요되는 자금을 지원하는 특화상품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의 특허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금액을 지원하는 정책이다.기보는 KPAS 평가를 통해 보증서를 발급해 최대 3억 원을 우대지원하고, 부산은행은 100만 원대 특허평가 수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허를 평가해 기업을 지원하는 IP보증은 국내에 2006년 도입됐다. 하지만 무형의 지식재산 평가를 위해 변리사와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 5명을 투입해 장기간 평가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큰 비용이 들어 지역 기업들은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기보는 2018년 KPAS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간 나온 국내 특허 180만 개에서 추출한 데이터와 기보가 평가한 5000개 특허기술가치평가서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딥러닝을 적용해 쉽게 특허를 평가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이다. KPAS에 3개년 예상 매출액과 기업 규모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1~3분 내 이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보증금액이 산출된다. 지원 대상기업은 특허등록일로부터 7년 내 특허권을 사업화하고, 기술보증기금에서 IP 보증서를 발급받은 기업이다.

IP금융 지원은 수도권에 쏠려 있다. 기술력이 있는 창업기업이 주로 서울에 보금자리를 트는 경향이 강했고, IP금융 지원을 벌이는 은행도 전국권 시중은행이었던 탓이다. KPAS를 통한 기보의 지원도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졌다. 기보 이종배 이사는 “지역에서는 처음 부산은행과 KPAS를 통한 금융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다른 지방은행과도 협력을 확대해 지역 소재 우수 창업 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다양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