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가 부울경이 추진하는 메가시티 행정기구인 ‘동남권 특별연합’이 현실화되면 광역시·도 수준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제신문을 비롯한 40여개 지역언론사가 참여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회장 김진호)과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의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덩치’에 걸맞는 권한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 공동 인터뷰를 갖고 국회에 계류중인 지방자치 5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KLJC 제공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문재인정부의 지방자치분권 국정과제의 컨트롤타워로 재정분권, 자치경찰,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전,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별지방자치단체라는 제도를 동남권 메가시티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적인 행정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맞춤형 분권을 하는데도 굉장히 유리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통합으로 행정단위의 인구수가 500만명을 넘는 ‘슈퍼 자치단체’가 되면 그에 맞는 권한을 갖고 (자치권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남권 메가시티 등의 행정통합 진행상황을 굉장히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마차가 다니던 조선시대에도 ‘8도’였다며, 교통·정보통신이 거미줄처럼 발전한 현실에서 17개 시·도로 행정이 이뤄지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면서 “초광역단위의 행정통합은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예를 들어 대구경북의 경우 대구는 바다가 없지만, 통합행정을 하면 경북의 바다에 있는 항만을 이용하는 지역발전 전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산 울산 경남은 상호보완발전할 수 있는 입지·산업 등의 자원구조를 갖고 있고, 장기간 행정협력 또는 행정통합 논의가 있어왔고, 최근 들어 부울경 3개 시도가 행정협의수준을 넘어서는 행정통합체인 ‘동남권 특별연합’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에 따른 동남권 특별연합이 현실화하면 사업·예산 등에서 광역시·도를 넘어서는 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자치발전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지방정부의 건의사항 등을 중심으로 보건과 의료, 복지와 고용분야의 권한이양을 본격적으로 검토·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순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 공동 인터뷰를 갖고 국회에 계류중인 지방자치 5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KLJC 제공

　김 위원장은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앙과 지방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됐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협력적 관계의 제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안이 통과되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대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지방자치와 지역 간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는 중앙과 지방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마련된다”고 부연했다.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인한 경찰 권력 비대화 등 각종 우려에 대해선 “자치경찰법이 통과됐을 때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과도기적 모형이지만 중앙에 집중된 경찰 권한을 분산하고 경찰개혁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최초로 도입하는 제도인만큼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관련, “김영삼(YS) 대통령이 도입한 이후 30여년 만에 추진되는 것으로 지방자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주민자치 활성화와 직접민주주의 강화를 통한 주민주권 구현, 지방의회의 의회사무기구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보, 부단체장 증원 등을 통해 자치단체 역량 강화,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 관련 구체적 규정 마련과 기관구성의 다양성 보장, 중앙과 지방 협력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주민조례발안법은 “청구요건을 19세에서 18세로 완화하고 필요 서명인수도 축소했다. 자치단체장을 거치지 않고 주민이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를 발의하고 의회는 이를 1년 내에 심의하도록 의무화했다”고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도시인들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고향사랑기부금법의 처리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2단계 재정분권 TF활동과 관련, “1단계와 비슷한 수준의 재정분권을 담은 결과물이 10월 쯤에 나올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7대3으로 반드시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