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수출이 급감하면서 일부 업체는 생존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자동차 생산량은 133만515대로 금융위기였던 2009년 동기(121만3632대) 이후 가장 적다.

올해 한국GM은 코로나19로 미국 시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출이 13만6187대로 2005년 동기(13만5070대) 이후 최소다. 쌍용차는 올 들어 생산량이 3만8267대로 작년 동기(6만880대)보다 38% 줄었다.

지난달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23만199대로, 5월 실적끼리 비교하면 21년 전인 1999년(22만6938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4월부터 닛산로그의 수출물량이 끊기면서 지난달 생산량은 6577대로 2004년 9월(6210대) 이후 최소다. 6월에도 수출은 부진하다. 지난 10일까지 수출 통계를 보면 승용차가 -37.0%, 자동차 부품은 -30.2%를 기록했다.

생산·수출 감소는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자일대우버스상용차도 최근 울산공장 폐쇄를 노조에 통보했다. 5월 자동차산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지난해 동월보다 9100명 줄었다. 4월엔 7300명 줄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산업에서 일자리가 3만 개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산·수출이 급감한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임원 급여를 삭감했고 최근엔 인천 부평공장 앞에 있는 물류센터(LOC)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이 2018년 투입한 7억5000만 달러는 이미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도 직영 서비스센터 12곳 중 일부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는 구로 직영 서비스센터 부지와 건물을 1800억 원에 매각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측도 12일 현지 기자들과 만나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