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 현산 재검토 속앓이
- 양대 대형 항공사 매각 난기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업종 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애를 태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5000억 원대의 유휴부지를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고,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인수 재협상을 선언하면서 대주주 교체 작업이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대한항공 부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은 지난 10일 마감한 서울 송현동 부지(경복궁 인근)의 예비 입찰에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고 11일 밝혔다. 부지 매입 의사를 밝힌 곳은 15곳이었는데 정작 마감일까지 입찰 의향서를 낸 곳은 없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데다 부지 보상비룰 4671억 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곳을 공원화할 경우, 대금을 대한항공에 2022년까지 분할 납부한다는 방침이어서 부지 매각으로 최소 5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려던 대한항공의 경영개선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서울시는 부지에 대한 족쇄를 풀어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경쟁 입찰로 합리적인 가격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지연 사태에 ‘속 앓이’를 하고 있다. 현산과 채권단이 인수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매각 일정은 최소 6개월 지연됐고 현산의 인수 여부 자체도 불투명해졌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