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준 시도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치. (자료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부산시가 앞으로 5년간 태양광과 풍력 등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9%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 목표치는 2017년보다 배 이상 확대된 것이지만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최저 수준이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는 기후 변화 등에 대비한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며 비판을 가했다.

시는 12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20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제6차 지역 에너지 계획’을 보고했다. 지역 에너지 계획은 에너지 기본 계획의 효율적인 달성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광역지자체가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부산시뿐 아니라 나머지16개 광역지자체도 해당 계획을 각각 보고했다.

시가 제시한 6차 에너지 계획의 비전은 ‘시민과 함께 실현해가는 클린 에너지도시 부산’이다. 시는 지역 전체 에너지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7년 1.3%에서 2025년 2.9%로 높일 계획이다.

같은 기간 분산형 전원 발전 비중도 3.3%에서 10.8%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분산형 전원은 재생에너지 자원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 설비를 말한다. 에너지 소비량은 기준수요(BAU) 대비 5.7% 감축해 이산화탄소 발생 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의 이런 계획이 다른 지자체나 국가 목표치보다 현저히 낮게 설정됐다는 점이다. 우선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치(2.9%)는 17개 시도 중 경기(2.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국 전체의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치(15.1%)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다.

분산형 전원 비중(10.8%)도 전국 전체(22%)의 절반 수준이고, 에너지 소비량 감축률(5.7%)은 17개 시도 중 전북(3.2%)과 대전(3.6%)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특히 2025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계획은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부산의 목표치가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낮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도시 특성상 재생에너지로 활용 가능한 자원이 부족한 데다 경기 침체 등으로 태양광 설치가 지지부진한 측면이 있다.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아직 정확히 수립되지 않아 나중에 제출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부산시가 에너지 전환의 시급성과 관련해 적절치 못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기조가 아니라 목표치를 중심으로 계획을 세운 뒤 그에 맞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