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자재·아령 등 ‘집콕’ 상품 불티
- 홈스쿨 태블릿PC도 수요 급증

- 3월 온라인 매출 작년비 17% ↑
- 오프라인 18% 가까이 줄어 희비
- 유통공룡들 채널 디지털화 가속

코로나19 사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던 유통가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코로나 이전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이끈 요인이 가격 경쟁력이었다면, 코로나 이후 ‘언택트(Un+Contact·비대면)’라는 온라인의 특성이 촉매 역할을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던 이들이 대면 접촉에 따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다. 온라인 시장의 합리적인 가격에다 편리하고 빠른 배송을 경험한 이들은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 ‘가격+언택트’로 쑥쑥

이마트 스포츠용품 매장에서 모델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홈 피트니스 용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는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감소했다. 이중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17.6% 급감한 반면에 온라인 유통업체는 16.9% 상승하며 희비가 교차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월 4.1% 상승했으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7.5%, 3월 -17.6%로 낙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유형별로 보면 오프라인의 경우 SSM(준대형 슈퍼마켓·5.5%)을 제외한 백화점(-40.3%), 대형마트(-13.8%), 편의점(-2.7%) 매출이 모두 떨어졌다. 부산지역의 한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매장 방문을 꺼린 데다 확진자가 방문해 휴업하고 대형 할인 행사가 연기되면서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월의 34.3%보다는 다소 증가 폭이 줄었지만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유통업체는 비대면 거래를 통한 생필품 구매가 증가해 식품(75.4%), 생활·가구(33.3%)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롯데쇼핑 산하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홈쇼핑, 하이마트 등 7개 온라인 쇼핑몰을 로그인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어플리케이션 ‘롯데온(ON)’을 출범시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통합 온라인몰 ‘쓱(SSG)닷컴’을 출범시켰는데, 코로나19 이후 지난 2월 쓱닷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메가마트의 온라인 쇼핑몰인 메가마트몰도 지난 2월 신규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40% 급등했다.

■코로나19에 홈코노미·위생시장 ↑

이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건조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개학 연기로 집에 머무는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코노미(home+economy, 집에서 이뤄지는 모든 경제활동)’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유통가에서는 ‘집밥’, ‘홈스쿨’, ‘홈카페’, ‘홈트’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21일~지난달 20일 부산 지역 이마트에서 채소 21%, 축산 37% 등 신선식품이 판매가 늘었다. 냉동·냉장 가공 식품도 31% 판매가 증가했다. 태블릿PC는 118%, 모니터는 24%, 데스크탑은 10%, 노트북은 9% 늘었다.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에스프레소 기기와 제빵용품이 각각 47%, 57% 매출이 뛰었다. 헬스장에 갈 수 없는 이들이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아령 매트 헬스기구 등 피트니스 용품도 2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이 커진 위생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 지역 이마트에서는 지난 2월 21일~지난달 20일 핸드워시 판매가 5배 늘었다. 식기세척기는 254%, 건조기는 37%, 의류 관리기는 18%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위생 관리가 체화되면서 앞으로도 위생용품 소비가 이어지고 위생가전도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