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투자비중 50% 넘어서
- 초기 우량주 위주 매수했지만
- 빚 내 고위험 상품 거래 늘어
- 투기로 변질 땐 자칫 쪽박 우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사회초년생 투자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코로나19로 증시가 역대급 저점을 찍자 2030 세대의 주식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 스타일은 기성 세대에 비해 ‘투기적’ 양상을 보여 손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활동계좌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했고, 20, 30대의 투자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활동계좌는 예탁 자산이 10만 원 이상으로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한 계좌를 가리킨다. 금투협 집계를 보면 올해 초 2935만 개였던 활동계좌는 지난달 말 3125만 개로 190만 개가량 늘었다.

2030 세대가 주식시장에 대거 진입하는 배경에는 낮은 금리에 따른 재테크의 필요성, 높은 집값, 최근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이 있다. 기성세대는 높은 금리와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불렸지만 현재 제로금리(기준금리 0.75%) 상황에서는 저축이 무의미해졌고 상당한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는 2030 세대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

투자처를 잃은 돈은 마침 코로나19로 요동치는 주식 시장에 몰렸다. 국내 증시는 오랫동안 박스권에 갇혀 비트코인 등에 밀리며 2030 세대에게 외면받았으나 코스피 지수가 1400 중반까지 추락하자 큰 폭의 반등세를 기대하는 2030 세대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4050 세대에 비해 과감하게 ‘베팅’하는 젊은 층이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일부 투자자의 투기적 행태가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던 2030 투자자들은 점차 원유선물 연계 ETN(주가상장증권), 레버리지 ETF(ETN), 인버스 ETF(ETN) 등 레버리지 구조화 상품으로 투자를 옮겨가는 것은 물론 본인의 투자 여력을 초과한 신용융자거래도 늘리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우량주의 주가 반등 사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일부 종목에 몰리는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검토 없이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증시에 진입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투자 형태는 낙폭 과대 시장을 활용한 우량주와 대형주 위주의 저가 매수라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일부에서 과도한 신용융자거래가 있고 레버리지 참여 비중도 늘고 있다”며 “자칫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악재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큰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금투협과 증권유관기관, 금감원 등에서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를 통해 관련 정보를 익히면서 자기주도적으로 투자를 판단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