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전년대비 6만3318명 줄어
-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 감소
- 3월 실업급여 지급액 8982억 원
- 신규 신청도 15만6000명 기록
- 채용공고는 1년 만에 32.7% ↓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30일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빈 일자리’ 수가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채용 공고는 30% 넘게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설명회를 찾은 실업급여 신청자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13일 공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전국 빈 일자리 수는 13만9485명으로 지난해 2월(20만2803명)보다 6만3318명(31.2%) 감소했다. 이 감소 폭은 2011년 8월(-6만4377명)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빈 일자리는 조사하는 달 마지막 영업일 시점에 비어 있거나 한 달 안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한다. 통상 고용시장에서 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일자리로 인식된다. 통계청은 ‘빈 일자리’ 단위를 인원 기준인 ‘명’으로 표시한다.

지난 2월 부산의 빈 일자리 수도 지난해 2월(5382명)보다 1592명(29.6%) 줄어든 3790명에 머물렀다. 이 감소 폭은 지난해 9월(-1643명)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울산의 빈 일자리 수는 지난해 2월 5493명에서 올해 2월 1890명으로 65.6%(3603명) 줄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구(-64.8%)가 뒤를 이었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 민감성이 비교적 낮은 ‘빈 일자리’ 지표가 이례적으로 크게 움직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여건 악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업 관련 지표인 구직급여 통계를 봐도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타격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6397억 원)보다 2585억 원(40.4%) 급증한 것이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819억 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도 1년 전(12만5000명)보다 3만1000명(24.8%) 증가한 15만6000명을 기록했다. 노동부는 신청자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실업자가 늘어난 것과 달리 채용에 나선 기업은 줄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 자료를 보면 지난달 채용공고 등록 건수는 지난해 3월보다 32.7% 감소했다. 지난 1월 8.3% 증가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지역별로는 제주의 감소율이 47.5%로 가장 컸다. 이어 ▷대구(-41.6%) ▷서울(-34.2%) ▷부산(-31.4%) ▷울산(-30.6%) ▷인천(-29.4%) 등의 순이었다. 이석주 기자

◇ 전국 ‘빈 일자리’ 수 증감 폭 추이 2019년 10월 -1만7349명 2019년 11월 -3만6289명 2019년 12월 -2만4076명 2020년  1월 -4만5839명 2020년  2월 -6만3318명 ※자료 : 통계청, 전년 동월 대비

◇ 부산 ‘빈 일자리’ 수 증감 폭 추이 2019년 10월 -549명 2019년 11월 -640명 2019년 12월 -1380명 2020년  1월 -1579명 2020년  2월 -1592명 ※자료 : 통계청, 전년 동월 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