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행장 “생존전략 마련에 최선”

연임에 성공한 BNK부산은행 빈대인(사진) 행장이 ‘경영 시험대’에 오른다. 빈 행장은 지난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예상대로 연임이 확정됐지만 임기는 예상을 깬 ‘1년’으로 결정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비상 상황에서 조직에 강력한 텐션(긴장감)을 주는 한편 빈 행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김지완 BNK 회장의 ‘검증’이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빈 행장의 ‘1년 연임’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967년 초대 은행장부터 13명을 거칠 동안 ‘은행장 임기=3년 상당’이라는 관행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금융지주 출범 뒤 2006년부터 은행장을 맡았던 이장호 행장은 지주회장을 겸직(2011~2013년)했고 뒤를 이은 성세환 회장도 2013~2017년 은행장·지주회장을 함께 맡았다. 2017년 9월부터 김지완 회장, 빈대인 행장 투톱 체제를 이뤄 2년6개월간 조직을 이끌었다.

이번 인사가 조직에 활기를 더 넣어줄 것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성장과 제로 금리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경영진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빈 행장이 성과를 내면 계속 연임시키고, 안 되면 과감하게 바꾸겠다는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이번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빈 행장이 1년 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BNK지주회장 3년, 은행장은 1년의 연임 임기가 불공평하다’는 말도 나온다. 은행의 한 직원은 “지주의 모체가 은행이기 때문에 은행과 지주는 ‘최소 동급’이라고 여기는 이가 적지 않다. 두 CEO의 임기는 똑같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산은행 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빈 행장 연임으로 부산사회연대기금 등 노사 공동 사업은 순항하게 됐다”면서도 “임기가 줄어드는 것에 관해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빈 행장은 22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성장을 위한 신규사업보다 조직의 생존전략 마련에 힘쓰겠다”면서도 “디지털 금융신기술을 개발해 은행 시스템에 접목시키는 것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BNK 산하 7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인사도 ‘원샷’으로 이뤄졌다.

황윤철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 캐피탈 대표이사, 성명환 BNK 저축은행 대표이사, 이윤학 BNK 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정성재 BNK금융지주 그룹경영지원부문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강상길 부산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원 오른 360원으로 결정했고, 배당성향도 20.9%로 지난해 대비 1.4%포인트 올렸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