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항공사 한중노선 77% 급감
- 에어부산 내달 무급휴직제 등
- 유동성 부족해 비상경영 선언
- 운수권 미사용분 회수유예키로

- 운송 중단기간 항만임대료 감면
- 관광 530억, 외식 100억 지원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해운·관광업계 등에 총 4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한다. 이 중 70% 정도인 3000억 원은 경영 위기에 내몰린 저비용 항공사(LCC)에 투입된다.

이호승(오른쪽) 청와대 경제수석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는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긴급 재정·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LCC에 최대 3000억 원을 공급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그중에서도 LCC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CC는 지난해 여름 ‘노 재팬(No Japan)’ 여파로 일본 노선이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중국과 동남아 노선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운항 횟수는 이전보다 77% 급감했다.

급기야 부산지역 LCC 에어부산마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무급휴직제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한태근 사장을 비롯해 영업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등 5명 임원의 임금을 20~30% 반납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객이 없는 마당에 항공편을 운항할수록 손해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부산 출발 국제선 노선 32개 중 3분의 2 상당이 감편 또는 운항 중단 조처를 내렸으며, 다음 달에는 세부와 보라카이 등 동남아 노선 7개 정도도 감편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매출 급감이나 환불 급증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 절차를 거쳐 필요한 자금을 총 3000억 원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지난 5일부터 한중 노선에 적용 중인 운수권 및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 미사용분 회수 유예 조처와 관련, 여행 자제 지역과 여객 수요 등을 고려해 대상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항공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오는 6월부터 2개월간 착륙료를 10% 감면해주기로 했다.

해수부는 해운업계에 긴급 경영자금 600억 원을 지원한다. 금융기관이 선사의 운영자금 대출에 활용하는 조건으로 해양진흥공사의 자금을 해당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여객 운송이 중단된 14개 선사 중 자금 지원을 희망하는 업체다. 업체당 최대 20억 원을 지원받는다.

여객 운송이 완전히 중단된 기간에는 항만시설 사용료가 100% 감면된다. 국제여객터미널에 입주한 상업시설 업체에 대해서도 여객 운송 중단 기간 임대료를 최대 100% 감면하고, 운송이 일부 재개되더라도 감염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50%를 인하해줄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코로나19 발병 기간 신규 물량을 창출한 선사에게 총 14억3000억 원 규모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밖에 정부는 중소 관광업체와 외식업체에도 각각 500억 원과 100억 원의 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이석주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