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에 미신고 위험물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가려낼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신고 위험물 컨테이너 근절을 위해 4월까지 식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위험물 컨테이너가 항만구역에 반입될 때 해수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정보와 관세청에 통보된 수입통관 화물정보를 비교해 미신고 의심 위험물 컨테이너를 식별하게 된다. 이어 해수부와 관세청이 합동으로 해당 컨테이너에 대해 개방검사를 실시해 위험물신고 여부와 화물의 수납 및 고정상태 등을 확인한다.

　이번 조치는 최근 5년 간 위험물 컨테이너 수입 물동량이 연평균 6.3% 늘고 있으나 안전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우려를 불식시기키 위한 것이다. 2018년 부산항의 위험물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64만7452TEU(수입 31만5219TEU·수출 33만2233TEU)였다. 이 수치는 우리 나라 항만의 전체 물량((73만1999TEU)의 88.4%에 이른다. 해수부는 위험물을 무역항으로 반입할 경우 국제해상위험물운송규칙(IMDG Code) 등에 따라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이를 어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위험물 컨테이너는 화물의 특성에 따라 습기가 없고 통풍이 잘되는 장소에 보관하거나 위험물 간 일정한 거리를 두는 식의 안전관리가 따라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위험물 컨테이너와 관련한 대형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태국에서는 항만에 정박해 있던 한국 컨테이너 선박에서 미신고 위험물 컨테이너에 담긴 화물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해당 선박 폐선과 항만기능 일시 불능사태를 불러온 바 있다.

　김민종 해수부 해사안전국장은 “미신고 위험물 컨테이너 식별시스템과 관세청 합동검사를 통해 반입 신고가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