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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니 감염 걱정, 막자니 위상 타격…크루즈선 딜레마

고민 커지는 부산시·BPA

  • 국제신문
  • 유정환 기자
  •  |  입력 : 2020-02-09 22:19:3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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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탑승객 하선 금지 이어
- 유류·생필품 공급 중단 땐
- 비인도적 도시 낙인 우려
- 크루즈 산업 육성도 찬물

- 13·17일 2척 기항 막자 여론에
- “확진 발생 크루즈선 입항 없다”
- 오 시장 시민 우려 차단 불구
- 입항금지 결정은 선뜻 못 내려

‘떠다니는 신종 코로나 폭탄’으로 불리는 국제크루즈선의 부산항 입항을 두고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BPA)가 딜레마에 빠졌다.

일본에 입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모두 6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서 크루즈선의 부산항 기항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선의 입항이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급유 및 생필품 공급 목적의 기항마저 중단할 경우 비인도적인 조처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다. 또 최근 ‘크루즈 모항’ 시대를 선언한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위상도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항구에 입항한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크루즈선의 부산항 입항이 잇따라 취소된 가운데 9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부두에 크루즈선은 사라지고 일본 오사카·시모노세키·후쿠오카를 운항하는 여객선만 접안해 있다. 연합뉴스
■커지는 크루즈선 감염 공포

부산항에 기항한 크루즈선이 자칫 지역사회에 2차 감염의 매개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일본에 입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데다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로 중국에 기항하지 못한 크루즈선 3척이 예정에 없던 부산항에 기항하면서 이 같은 불안 심리에 불을 댕겼다.

시민 정모(62) 씨는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감염 의심환자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크루즈선 입항을 금지하는 마당에 부산항만 크루즈선 입항을 허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승객과 승무원 등의 하선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선용품 공급 등의 과정에서 자칫 감염이 확산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9일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 사태 때문에 중국에 기항하지 못한 크루즈선 3척이 부산항에 기항했지만 현재는 부산항을 떠났다. 또 중국에 이어 대만에서도 크루즈선의 입항을 금지하고, 국내 검역도 강화되면서 11일 입항 예정이던 홍콩 출발 크루즈선인 웨스테르담호와 대만에서 출발해 12일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던 크루즈선인 ‘스펙트럼 오브 더 씨즈’호(이하 스펙트럼호)가 입항을 취소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예정에 없이 부산항에 기항해 급유한 뒤 떠난 ‘코스타 세레나’호와 12일 입항을 취소한 스펙트럼호가 오는 17일에 다시 기항할 예정이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12일 입항을 취소한 스펙트럼호는 대만이 크루즈선 입항을 금지하고 있어 정책이 결정될 때까지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할 판”이라며 “오는 17일에 부산항에서 급유 등 문제를 처리하고 떠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닫을까’ 결정 못한 부산시

급유받거나 선용품을 싣기 위해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선까지 막아야 한다는 여론에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선뜻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검역당국도 애초 감염의심자의 하선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에서 중국이나 신종 코로나 발병 지역에서 14일 이내에 출항 또는 경유한 승객이나 승무원 중 1명이라도 의심자가 있으면 크루즈선 탑승객 전원을 하선시키지 않기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사후 대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그동안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협의를 진행해 왔는데 크루즈선의 기항 자체를 금지할 경우 크루즈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발생 전까지만 해도 크루즈 산업 육성이 부산관광의 주요 의제였는데 지금이 비상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기항조차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당황스럽다”면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 홍콩 등이 모항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돼 기존 유럽 위주의 노선으로 회귀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도 급유와 선용품 공급을 목적으로 부산항에 들어오는 크루즈선마저 막을 경우 국제사회에서 비인도적인 도시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크루즈선은 부산항에 입항하지 않음을 명백하게 말씀드린다”면서도 “다만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긴급수리 및 선용품·유류 공급을 위한 경우에는 일시 기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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