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CEO로 공격적 행보 관측
- 상장작업 추진 제2도약 나설 듯

‘신발 거목’이자 태광실업 그룹의 창업주인 박연차 회장의 별세로 경영권 승계를 포함한 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남의 경영권 승계와 동시에 그룹이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제 2의 도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경제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영구차가 3일 직원들이 도열한 가운데 김해시 안동 태광실업 본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태광실업 그룹 제공

3일 부산경남 상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박 회장이 75세를 일기로 타계하면서 태광실업 그룹 전체에 충격이 전해졌지만 국내외 10개 법인, 임직원 10만 명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1남 3녀 중 장남인 박주환(36) 부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달 초 자신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모기업인 태광실업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기획조정실장인 주환 씨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내는 등 경영권 승계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젊은 나이지만 지난 5년 간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고, 최규성 총괄사장 등의 보좌를 받으며 무리 없이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대의 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광실업 그룹은 조만간 그룹의 제2 도약을 골자로 하는 회사 비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 계열사인 태광실업에 대한 기업공개(IPO)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된다. 애초 올해 6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 목표로 움직였지만 박 회장의 건강 악화 등으로 IPO 작업이 잠시 중단됐었다.

나이키 신발을 베트남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생산하는 태광실업은 현금 창출능력이 탁월한 곳으로 유명하다. 전체 나이키 신발의 10%가 넘는 물량을 태광실업이 맡아 굳건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태광실업은 지난 2018년 기준 2조 원 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되면 신발·의류 업종의 대장주로 수조원대 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밀화학소재 기업인 계열사 휴켐스(전남 여수 소재)도 2016년부터 내리 3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길 정도로 탄탄하다. 2018년 기준 매출은 2조26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박 회장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김해시 안동 태광실업 그룹 본사에서 사원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박 회장은 자신이 직접 짓고 라운딩을 즐겼던 김해시 주촌면 정산 CC의 야트막한 언덕에 묻혀 영면에 들어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