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선 수입·새 배 발주 큰 부담
- 해수부 “톤수 확대 형평성 필요”

건조 비용이 비싼 탓에 주로 일본에서 중고 어선을 수입해온 대형선망(고등어잡이) 업계가 일본 대형선망 업계의 어선 대형화에 비상이 걸렸다. 선주들은 국내 수산업법상 허가 톤수가 129ｔ(선복량 140ｔ 미만)에 불과해 일본 대형선망의 주력인 135ｔ 어선을 수입해 6ｔ가량을 줄여 사용했는데 최근 들어 일본이 199ｔ급 대형어선을 건조하면서 향후 중고 어선 도입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나가사키현 히라토시 이끼츠키마을에 정박해 있는 199ｔ 대형선망 어선 모습. 대형선망수협 제공

이 때문에 앞으로 선망 업계는 199ｔ 어선을 수입해 70ｔ을 잘라내거나 국내에서 척당 150억여 원을 들여 신조해야 하는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

30일 대형선망 업계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일본은 선령 20년 이상 어선이 약 60%에 이르자 2008년부터 어업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단행했고 지난 12년간 135ｔ 어선을 199ｔ으로 꾸준히 전환해 왔다. 어선이 커졌지만 노동 강도를 높이기보다 사람이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선실 통로 높이를 조절하고 화장실 욕실 주거공간 등 선원의 복지 공간을 확충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월 기준 일본 수산업 통계를 보면 일본 대형선망 어선 대부분이 199ｔ으로 전환됐으며 135ｔ은 불과 10여 척만 남았다.

그동안 대형선망 업계는 수산업법상 허가 톤수인 129ｔ을 넘기지 않기 위해 일본에서 20년 이상된 135ｔ 중고선을 구입해 울며 겨자먹기로 6ｔ을 잘라냈다. 잘려나간 공간은 대부분 조타실 내의 여유 공간, 선원 주거공간, 창고 등으로 선원 복지는 악화됐다. 개조 비용은 최대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선망수협 마일도 지도과장은 “그동안 해수부가 일본 중고선박을 그대로 사용하게 해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개조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했다”며 “하지만 일본 어선이 모두 199ｔ으로 전환되고 나면 신조도 어려운 상황에서 중고선을 구입해 70ｔ을 잘라낼 수도 없어 답답한데 해수부는 아무런 지침도 내려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신조도 쉽지 않다. 일본은 신조 비용의 30%가량을 지원하는 데다 융자 이자도 연 0.2% 수준으로 낮추는 등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신조 지원은 없이 융자 이자만 연 3% 수준으로 낮춰주고 있다. 대형선망수협 측은 본선 1척, 등선 2척, 운반선 3척 등 6척이 1통으로 조업하는데 5년 거치 15년 분할 상황인 현 지원책에 따라 본선 1척(150억 원)을 건조한 뒤 3년 주기로 등선 1척(60억 원), 운반선 1척(70억 원)을 짓는다면 5년 후부터 원금 및 이자가 매년 20억 원에 달하고 상환 완료 시점인 20년 후에는 총이자만 80억 원에 달해 배를 건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선망 업계는 향후 정책 방향이 정해질 때까지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대형선망의 중고 어선에 한해 129ｔ으로 인정한다는 부칙만 정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선망업계만 놓고 보면 개선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업계가 선복량을 늘리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타 업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