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호기(왼쪽)와 4호기 전경. (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국내 차세대 원전 ‘APR1400’이 적용된 신고리 3·4호기가 6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신고리 3·4호기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전력 소비량의 23%가량을 책임진다. 국가 전력 기반과 원전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부울경의 전력 수급도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3·4호기 ‘안전성 검증’…“국내 원전 기술 우수성 입증”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이날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신고리 3·4호기 준공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준공식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지역 국회의원, 울산 주요 인사, 국내외 관련 기업 CEO(최고경영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사, 주요 원전 도입국 대사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윤모 장관은 “신고리 3·4호기는 1992년 기술 자립을 목표로 시작된 신형 경수로 ‘ARP1400’ 개발의 역사를 담고 있다”며 “이번 준공으로 우리 원전이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R1400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1400㎿(메가와트급) 가압 경수로형 원전이다. 신고리 3·4호기뿐 아니라 신고리 5·6호기와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등에도 적용됐다. 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도 APR1400이다.

신고리 3호기는 이미 2016년 12월 제3세대 가압 경수로형 원자력 발전소로는 세계 최초로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고리 3호기는 해외 경쟁 원자로인 미국 AP1000나 프랑스 EPR 보다 먼저 상업 운전을 개시하고 2주기 운전 기간 동안 무고장 기록을 달성하는 등 한국의 원자력 건설·운영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고 말했다.

신고리 4호기는 지난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운영 허가를 취득했다. 그 이후 연료 장전과 시운전 시험을 거쳐 지난 8월 29일 상업 운전에 착수했다. 당시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수행한 운영허가 심·검사 결과가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시운전 시험에서는 단 한번의 고장 정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60년간 연 208억kWh 전력 생산

이번에 준공된 신고리3·4호기는 기존 100만kW급 원전에 비해 안전성 경제성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발전 용량은 140만kW급으로 기존 100만kW 대비 40% 증가했고, 설계 수명은 60년으로 기존 40년 대비 20년 길어졌다.

특히 한수원은 ▷디지털 제어설비(MMIS) 전면 적용 ▷내진(규모 7.0) 설계 강화 및 해일 대비 방수문 설치 ▷중대 사고 발생 시 원자로 건물 보호를 위한 무전원 수소제거 설비 설치 ▷이동형 발전기 구비 등을 통해 안전성을 높였다. 한수원 관계자는 “단계별 시운전 시험을 통해 기기의 안전 성능을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고리3·4호기는 연간 208억kWh의 전력을 생산한다. 국내 발전량(5699억kWh)의 3.7%에 해당하는 전력량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또 부울경 전력 소비량의 23%를 감당하는 등 국가 전력 기반 강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연인원 420만 명 건설 참여…“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한수원은 신고리 3·4호기 사업에 총 7조5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300여 개의 중소 협력업체(한수원 직접 계약 업체 기준)와 연인원 420만 명(현장 근로자 실적 기준)이 건설에 참여했다.

또 주변 지역을 위한 특별지원 사업비로 약 1100억 원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향후 60년의 운영기간 동안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및 지역자원 시설세 납부 등 지방세수 증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신고리 3·4호기 준공을 통해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각국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