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혁신 등 5대 과제 내달 발표
- 재정 적자 되더라도 역할 극대화
- 지자체 이월·불용 최소화 독려
- 주52시간 근로제 정책보완 필요
- 탄력근로제 입법 지켜본 뒤 대응

“잠재 성장률(최대 성장 능력) 자체를 업그레이드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에는 침체된 경제 전반에 대한 정부의 위기 의식과 경제 체질 개선 의지가 동시에 담겨 있다. 정부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2년반 간담회에서 준비한 경제 성과 도표들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5대 분야 구조개혁 본격 추진

홍 부총리는 이날 ▷지난 2년 6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경제 정책 평가 ▷‘2020년 경제정책 방향’ 준비 상황 ▷재정 악화 및 국가 채무 문제 ▷지방 정부 예산 이월·불용 최소화 방안 ▷주 52시간 근로제 확대 시행에 따른 보완책 마련 계획 ▷분양가 상한제 추가 지정 여부 등 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가 다음 달 내놓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는 산업 혁신, 노동시장 혁신, 공공부문 혁신, 인구 구조 및 기술 변화 대응, 규제 혁신 등 5대 분야 구조 개혁에 대한 실천 과제가 담긴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내년 우리 경제와 관련해 지나친 비관도, 과도한 낙관도 하지 않는다”며 “성장 동력 확충과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올해 연간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기재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9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26조5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올해 연간) 통합재정수지를 추경 기준 1조 원 플러스(흑자)로 예측했지만 각 부처와 지방 정부에 이월 및 불용 최소화를 독려하고 있기에 균형(0원)에서 다소 밑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집행하면서 이·불용이 발생하면 그만큼 재정 지출을 하지 않는 게 되기 때문에 통합재정수지는 플러스가 되겠지만, 재정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통합재정수지가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재정 역할을 극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는 정부 통제가 직접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이·불용이) 확실히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독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내년 1월 1일부터 50~299인 기업도 주 52시간 근로제를 적용받는 것과 관련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입법 과정을 지켜본 뒤 행정부 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추가로 적용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주요 법안 국회 통과 절실

홍 부총리는 지난 2년 6개월간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간 우리 경제에 누적된 추세적 성장 둔화와 양극화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혁신·포용·공정을 토대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여러 지적이 있고 부총리로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보다 종합적이고 균형된 시각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우리 경제의 위중함을 단 하루도 안이하게 다룬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력근로제 개선을 포함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 주요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 내에 꼭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