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신료 인상, 채널단축 금지 조건
- 유료방송시장 KT와 3강 체제로

인터넷 TV(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각각 유선방송 사업자(SO)인 티브로드와 CJ헬로를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이후 수신료 인상 가능성 등을 우려해 승인 여부를 고심해 정부는 두 건의 ‘기업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KT와 함께 대형 통신사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등 두 개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CJ헬로 발행 주식 ‘50%+1주’를 CJ ENM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SK브로드밴드 지분을 100% 소유한 SK텔레콤은 지난 5월 티브로드 지분을 79.7% 가진 태광그룹 등과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계약’을 맺고 그 사실을 공정위에 알렸다. 이에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 재편 가능성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심사 전담팀을 구성했고 8개월간 심사를 거쳐 이날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번 승인 조처로 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산 점유율이 23.9%가 돼 1위 KT(31.1%)와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한 3사 경합 국면이 된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승인에 적지 않은 조건을 붙였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SO 인수로 ‘경쟁 제한’ 우려가 나오는 데다 자칫 수신료 인상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2022년 말까지 케이블 TV 수신료를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없다. ‘8VSB’와 디지털 케이블 TV 간 채널 격차도 줄여야 한다. 8VSB는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방송을 전송하는 서비스다. 아울러 공정위는 케이블 TV 전체 채널 수와 소비자 선호 채널을 사업자가 임의로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금지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