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2%대’를 사수하고자 4분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재정 집행을 독려한다. 남은 예산을 모두 사용해 경제 활력을 높인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돈 풀기’ 방식의 단기 처방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낼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국정감사 때 문제로 지적된 정부의 ‘예산 지출 강요’ 논란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추가경정예산과 본예산 집행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올해 4분기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재부는 올해 남은 기간 ▷중앙 정부 ▷지방 재정 ▷지방 교육 재정의 집행률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쏟는다. 기재부 자료를 보면 중앙 재정은 올해 3분기까지 총예산 473조6000억 원 중 78.5%인 372조 원이 집행됐다. 지방 재정의 집행률은 63.1%, 지방 교육 재정은 71.9%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올해 말까지 중앙 재정 집행률을 97% 이상까지 끌어올린다. 지방 재정 목표 집행률은 90% 이상, 교육 재정은 91.5% 이상까지로 정했다. 기재부는 다음 달까지 대규모 재정 사업과 재정 부진 사업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벌인다. 또 지방 재정과 지방 교육 재정이 올해 안에 최대한 집행되도록 행정안전부와 교육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정을 동원해 경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전기·가스·수도 사업’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로 3분기 전체 성장률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감에서 “정부가 ‘불용 예산’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자 각 지자체에 ‘예산을 빨리 쓰라’고 강요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