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동남권 관문공항과 관련, 대구 경북이 먼저 약속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국감장에서 여야 간, 시와 야당 간 설전과 고성이 오갔다.

　오 시장은 11일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부산이 당초 약속(5개 광역단체장 합의)을 위반했다고 하는 데 대구·경북이 먼저 위배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용으로 희망 고문을 하는 게 옳다고 보느냐”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의 질문을 받고 답변한 것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 등은 “5개 시도가 합의한 내용을 파기하는 걸 문제 삼는 거다. 합의를 어긴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오 시장은 다소 격앙된 말투로 “김해신공항 발표 한 달 뒤에 대구 경북에서 용역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구 경북 통합공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며 “이것 자체가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오 시장은 “대구경북 인구가 5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국제공항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800만 주민이 있는 부울경에 국제공항을 만드는 데 대구경북이 반대할 이유가 있나”고 언급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이진복(부산 동래) 의원은 “무슨 이야기냐. 부울경과 대구경북 공항을 따로 짓자는 건데, 전국에 국제공항으로 만들자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가 경제를 생각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조원진 의원도 “5개 시도지사 합의를 뒤집으려고 하는데 앞으로 국책사업을 할 때마다 이런 문제가 얼마나 많이 생기겠느냐”고 오 시장을 공격했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공항 문제의 언급은) 이 자리에서 TK PK 싸움으로 보여진다”고 의사진행 발언을 하자 야당 의원들은 “지역감정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발끈하면서 국감장에 한때 고성이 오갔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