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복지 분야 지출액이 앞으로 4년 뒤 150조 원을 넘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금은 110조 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가 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5일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 재정 운용 계획’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이 올해 106조7000억 원(본예산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내년 120조2000억 원으로 증가한 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0조5000억 원과 140조7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특히 2023년(150조2000억 원)에는 150조 원을 넘게 된다. 올해부터 4년간 총 43조5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8.9%에 달한다. 2050년(347조7000억 원)에는 350조 원에 육박한다.

의무 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 의무가 생기고 단가와 대상 등이 법령으로 결정되는 법정 지출을 의미한다. 재량 지출과 달리 규모를 줄이기 어렵다.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 전망치를 세부적으로 보면 예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4대 공적연금(국민 공무원 사학 군인)의 의무 지출액이 올해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0.3% 증가한다. 이 기간 국민연금 의무 지출액은 23조 원에서 36조3000억 원으로 는다. 연평균 증가율은 12.1%다. 공무원연금(16조9000억→24조 원)도 연평균 9.2% 증가하고,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9.4%와 3.9% 늘어날 전망이다.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고령화 때문이다. 실제로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 중 노인 관련 지출액은 같은 기간 12조4000억 원에서 18조9000억 원으로 연평균 11.1% 증가한다. 4대 공적연금 외 건강보험 관련 의무 지출액도 연평균 9.8% 증가해 올해 8조7000억 원에서 2023년 12조7000억 원까지 불어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의 높은 증가율을 고려해 세출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복지 분야 의무 지출액 전망치 2019년 106조7000억 원 2020년 120조2000억 원 2021년 130조5000억 원 2022년 140조7000억 원 2023년 150조2000억 원 2050년 347조7000억 원 ※자료 : 기획재정부, 본예산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