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 “장기적 인하 시작 아냐”
- 경기둔화 대비 보험 측면 강조
- 이주열 “국내상황 악화 땐 대응
- 지금 당장 연결시킬 순 없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31일(현시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일 오전 출근길 기자와 만나 “우리나라 금리 추가 인하와 곧바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많이 나빠지면 통화당국으로서 대응을 고민해 봐야 한다”며 금리 조정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왼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2.00~2.25%로 결정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인하가 장기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며 ‘보험적 측면’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에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위험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제한적이지만 국내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는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둔화,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같은 악재에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18일 시장 예상과 달리 한발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주열 총재는 연준 금리 인하에 “애초 예상에 부합한 결과이지만, 중간 조정의 성격을 강조해 시장에서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한다”며 “우리 상황을 보고 고려해야 하므로 곧바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다만 국회에서도 말했듯이 경제 여건, 경제 상황이 나빠진다면 통화 당국으로서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연준의 보험적 금리 인하에 완화적 통화 정책을 기대했던 시장의 실망감과 불확실성은 코스피·코스닥 하락세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21포인트(0.36%) 내린 2017.34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92포인트(1.26%) 내린 622.26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5.4원 오른 1188.5원에 마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