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통제 제도인 ‘캐치 올(Catch all)’에 문제가 있다며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나서자 우리 정부가 “오히려 일본보다 더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일본이 수출 규제 조처의 이유로 내세운 우리나라의 ‘캐치 올’ 규제 제도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캐치올 규제는 비(非)전략물자라도 대량 파괴 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은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국의 캐치올 규제가 재래식 무기를 대상으로 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산업부는 “한국에서는 법령상 재래식 무기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190개 중점 감시 품목을 지정해 이들 품목의 북한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지만 일본은 재래식 무기 34개와 WMD 40개 등의 품목만 지정했다”고 비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일본이 한국 측에 수출 관리상 의혹을 제기했으니, 제3국이나 제3기관을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일 양국이) 공정하게 점검받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 16일 일본 정부에 발송한 서한을 통해 양국 간 국장급 협의 개최를 재차 촉구했다. 산업부는 “일본이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관련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양자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 측이 제안한 국장급 양자협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