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 부문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 첨단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대거 투자한다고 계획을 밝혔으며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기술인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NPU) 육성에도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태평로 사옥에서 열린 NPU 설명회에서 삼성전자 DS부문 종합기술원 부원장 황성우 부사장이 NPU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NPU 분야 인력을 2000명 규모로 10배 이상 확대하고 ‘차세대 NPU 기술’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18일 밝혔다. NPU는 AI의 핵심인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수천 개 이상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요구되는데, NPU는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 연구를 시스템 LSI사업부와 종합기술원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첫 결과물로 독자적인 NPU를 탑재한 ‘엑시노스 9(9820)’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AI 연산을 모바일 기기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를 구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4일 수원캠퍼스에서 IM(인터넷, 모바일) 부문 사장단으로부터 첨단 선행 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 보고를 받은 이후 이번 발표를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지난 17일에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ulti-Layer Ceramic Capacitor, 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신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전자 관계사 사장단을 경기 화성 사업장에 소집해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33조 원 투자 계획을 집행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