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기자재사 ‘호두’ 첫 선정
- 납품 발목 잡던 자금난 해소해

자금난을 겪는 유망 수출기업은 앞으로 수출 계약서만 있으면 금융기관으로부터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출 계약서가 있어도 재무 상태가 일정 조건에 못 미치면 보증을 받는 게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수출계약을 체결하고도 자금난으로 물품을 제작하지 못했던 업체는 계약을 이행하는 데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는 20일 부산에 본사를 둔 선박기자재 업체 ㈜호두를 대상으로 ‘수출 계약 기반 특별보증’ 제도 관련 1호 보증서를 발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보증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수출 활력 제고 대책’에 포함된 제도다. 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일시적인 신용도 악화로 물품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무보는 수출 계약서만 있으면 이행 능력과 신용도 등을 심사해 대출 보증서를 발급한다. 첫 발급 업체로 ‘호두’가 선정된 것이다.

부산 강서구에 있는 호두는 국내 조선 대형 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벤더(vendor, 다품종 소량 도매업)로 등록된 강소 제조 기업이다. 임직원 수는 50명이다.

무보 관계자는 “호두는 지난해 여름 싱가포르 대형 조선사와 100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기자재 수출 계약을 했지만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제작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특별보증으로 은행 대출 기회를 얻게 돼 계약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두는 재무 상태가 악화돼 기존 제도로는 보증을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보증에는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부산시와 부산은행이 참여한다. 시는 호두의 보증서 이용 비용을 줄이고자 보증료를 지원한다. 부산은행은 ‘수출 계약 기반 특별보증’ 관련 대출 심사를 진행한다.

무보는 다음 달 말까지 해당 보증의 지원 대상 기업을 확대한다. 올해 말까지 총 1000억 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인호 무보 사장은 “어렵게 계약을 따내고도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이 보증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무역금융 지원 제도를 마련해 중소기업의 수출 활력을 높이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