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미중 간 무역 갈등 심화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미룬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명시적으로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이날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갈수록 격화됨에 따라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자 소집됐다.

홍 부총리는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주가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 변수의 변동 폭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변동 폭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적절한 조치를 통해 시장 안정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또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이달부터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등 5000억 원 규모의 신규 무역금융과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 등 단기 지원을 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조속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촉구했다. 그는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에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무역금융 확대와 해외 수주 확대 등의 사업이 반영돼 있다”며 “국회가 이달 안에 추경을 심의·의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수입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 연기(국제신문 20일 자 1면 보도)와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최종적으로 제외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 부총리는 “미국과의 아웃리치(접촉) 활동을 강화해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추가 대책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소비재와 디지털 무역, 서비스업 등 후속 대책은 다음 달까지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