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동·서부산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부산 대개조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지자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거돈 시장이 초대형 문화행사 개최지로 발표한 북구는 시와 ‘찰떡 공조’를 유지하는 데 비해 서부산 대개조 핵심 사업장이 밀집한 강서구는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시는 올해 열릴 원아시아페스티벌(원아페)의 핵심 행사인 파크콘서트를 화명생태공원 등 북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7일 ‘새로운 낙동강 시대, 북구 그 중심에 서다’를 주제로 열린 정책 투어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원아페,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안리 불꽃축제는 세계적 축제인데도 너무 오랫동안 한쪽에서만 열렸다”며 “원아페의 파크콘서트를 북구에서 열고, BIFF 일부를 북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북구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북구와 문화행사 유치를 놓고 경쟁하는 강서구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강서구는 서부산 대개조 핵심 사업 1호인 국제자유물류도시 조성과 관련해 시의 사업 방향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은 “물류 중심인 항만에서 떨어진 강서구 죽동동과 경남 김해시 일원에 물류 도시를 건설하면 육상 운반이 불가피해 비용이 추가되고 실효성이 없다”며 “시의 계획에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을 냈지만 우리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수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주 오 시장과 서부산권 기초단체장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표출됐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시와 공조해 서부산 대개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노 구청장은 서부산 전시컨벤션센터의 강서구 유치를 둘러싸고 오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노 구청장은 “벡스코 제3 전시장 등 시설 확충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는데, 이렇게 되면 서부산권 컨벤션센터 유치 시기가 늦어지고 유치되더라도 기능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송진영 임동우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