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 많은 외국계 재투자 안 해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들의 전체 매출액이 2017년에 이어 1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하지만 운영사 난립과 과당 경쟁으로 전체 영업이익은 감소해 실속은 줄었다. 특히 각 부두의 외국(계) 운영사 및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배당성향은 여전히 높아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9곳의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1조500억 원으로 전년 1조297억 원에 비해 1.97%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부산항이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컨테이너를 2000만 개(6ｍ 짜리) 이상 처리한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편이다. 운영사들이 물동량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을 펼치면서 하역료가 낮아진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매출은 늘어났지만 운영사별 영업이익 합계는 1729억 원으로 전년 1810억 원보다 4.47%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17.57%에서 16.46%로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와 외국(계) 투자자본에 대한 배당금 지급은 여전히 후하게 이뤄졌다. 1부두 운영사인 PNIT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은 전년(66.24%)보다 높아진 90.99%로 111억4786만 원의 배당금이 발생했다. 이 중 싱가포르항만공사가 약 68억 원을 배당받았다. 2부두 운영사인 PNC의 배당성향은 전년(97.41%)보다 감소한 30.5%로 679억 원의 배당금이 발생했다. 이 중 주요투자자인 아랍에미리트계 DP월드의 배당액은 136억 원이었다.

4부두 운영사인 PSA현대부산신항만(PSA-HPNT)은 우선주 주당배당률(주당 액면금액에 대해 지급되는 배당금의 비율)이 전년(172.5%)보다 줄었지만, 높은 수준인 135%로 135억 원이 사모펀드사인 와스카에 배당됐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을 줄이고 재투자 비율을 높여야 장비 교체 등 항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부두 운영사의 통합을 위한 묘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