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도 이달초 기술센터 문 열어
- 세계 선두 AWS도 국내 진출

- 겉으론 게임 등 활성화 외치지만
- 기업 데이터·5G 피드백 수집해
- 다양한 부가산업 창출할 목적

글로벌 IT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며 국내에 진출한다. 한국은 정보의 ‘클라우드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글로벌 IT 기업은 한국의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인프라 성격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 한국 기업 데이터를 대거 축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지시간으로 9~11일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 모습. 구글 제공

또한 한국은 5세대 이동통신인 5G 서비스가 가장 먼저 시작돼 피드백을 받기 쉽다. 한국은 게임 동영상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확산의 거점이어서 한국에서 정보 축적이 이뤄지면 동아시아 공략도 쉬워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업체는 겉으로 한국 게임 업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내세웠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미디어 콘텐츠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데이터 수집이 목적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데이터는 정보·기술 산업의 밑바탕이다. 데이터를 축적한 뒤 인공지능 기법으로 데이터를 분류하면 무한한 부가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가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테크놀로지 센터 서울’ 개소식에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글로벌 검색 업계의 강자인 구글은 내년 초 국내에 일종의 데이터 거점인 ‘리전’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한국은 정보통신 분야를 선도해왔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산업을 자랑한다. 구글은 한국 고객에게 더 나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년 초 서울에 신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리전(region, 거점)’을 개설한다”고 11일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 서버는 LG유플러스 인터넷 데이터센터에 입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IT 기업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사업 시설을 마련하면 정부나 공공 분야 영업이 가능해진다. 구글의 데이터센터 개설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구글은 게임 동영상 검색 부문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이번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에서 본격화하면 국내 IT 및 콘텐츠 산업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AWS가 지난해 말 서비스 오류를 일으켜 쿠팡, 푹(POOQ) 서비스를 일시 중단해 시장 신뢰를 잃은 상황을 기회로 본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국내 게임 산업을 타깃으로 거점을 마련했다. 한국 MS는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한국 본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테크놀로지 센터 서울’의 개소식 겸 기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센터는 기업이나 정부 고객이 클라우드와 인공 지능을 비롯한 최신 기술을 경험하도록 하면서 미래 비즈니스를 계획하도록 한 공간이다.

MS는 “파트너에게는 글로벌 커뮤니티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약한 스타트업이나 기존 게임 업체가 MS를 발판으로 정보를 최적화하고 해외 영업을 자문할 수 있는 공간이 이 센터다. 독일의 MS 테크놀로지 센터가 자동차에 특화된 것처럼 한국 테크놀로지 센터는 게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한국 MS 측 설명이다. 한국 MS 권오성 이사는 “한국은 게임이 발전해 있어 이 센터를 게임 분야에 특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AWS는 오는 17,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AWS Summit Seoul 2019’를 개최해 AWS 클라우드 솔루션을 홍보한다. 장정욱 AWS코리아 대표는 “국내 기업이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하고 AWS 도입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구축하며 글로벌 선도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클라우드 포트폴리오의 최대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AWS는 복수의 데이터 센터를 묶어 ‘가용 영역’이라고 부르고 복수의 가용 영역을 묶어 ‘리전’을 구성한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MS가 10% 안팎이며 IBM과 구글이 한 자릿수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AWS와 구글 등은 콘퍼런스에서 게임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해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정보처리기법. 이용자는 자체 서버를 운용하지 않고 제 3자에게 맡길 수도 있다. 서버 구축·확장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보가 유출·소실될 우려도 크다. 구름(cloud)처럼 정보를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나 단말기로 접속해 이용하는 것을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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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