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 ATEC 부실관리 이어 심해수조 공사비 ‘잡음’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주먹구구식으로 행정처리를 잇따라 해 정부의 철저한 종합감사가 시급하다. 부산시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사업에 예산만 지원하고 감시·감독 기능을 하지 않아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올 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강서구 생곡동 심해공학수조 건물 옥상에서 5일 오전 6시께 김모(62)씨 등 남성 3명이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심해공학수조는 선박해양플랜트 장비와 배 등을 시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이들은 35ｍ 높이 건물 옥상으로 크레인을 이용해 올라가 ‘국책사업 현장에서 체불임금 웬 말이냐’, ‘공정 조사해 추가 임금 지급하라’는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이들은 심해해양공학수조로부터 수심조절장치 공사를 발주 받은 장비업체인 거성테크로부터 일감을 받은 하도급업체 직원과 일용직 근로자들이다. 지난 2월 거성테크가 부도나자 하도급업체 5∼6곳과 일용직 근로자 13명이 7억 원 상당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성테크 부도가 수조 공사가 늦어진 것과 연관이 있어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가 책임지고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해공학수조는 민간과 정부·부산시 예산 등 753억 원가량이 투입돼 2015년 착공했지만, 내진설계 등을 이유로 추가 공사비 24억 원이 들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다. 이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시공사가 산업부와 사전 협의없이 내진 기준을 기존의 규모 5.6에서 6.3으로 높여 설계를 변경하고 추가 예산을 요구하면서 공사가 지연됐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사업 변경 논의를 하지 않은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의 미숙한 행정업무에 대해 비난을 한 바 있다.

　앞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부산 부경대내에 있는 산하 기관인 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ATEC) 사업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혈세를 낭비(국제신문 지난 2월 25일 자 1면 등 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 사업단은 해양플랜트 장비 구축과 기술인력 양성은 전혀 하지 못한 채 결국 다음 달 해체하기로 했다. ATEC 사업단은 지난 4년간 운영하면서 거둔 프로젝트 계약 실적은 9건, 총수주 금액도 3억 원에 불과했다. ATEC 사업단은 현재 직원 부당해고와 관련해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하지만 사업단을 관할하는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는 전임 서상현 소장이 채용비리로 물러난 데 이어 반석호 소장이 2017년과 2018년 연구원 5명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연구비 2000만 원을 상납받아 지난 2월 파면돼 자체 인사시스템에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