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일반인을 상대로 한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소식이 나돌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밤 서둘러 일부 유명 인사를 상대로 5G 일반 서비스를 개통했다. 미국에 ‘세계 최초 5G 서비스’ 타이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편법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두 시간 늦게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5G 서비스는 5일 개통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단말기가 이날 출시되기 때문이다. 5G 주파수는 지난해 12월 부터 송출되지만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여태껏 서비스가 미뤄졌다.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는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서비스 일정을 4일로 앞당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3일 밤 11시에 일부 유명인과 회사 가족, 정부 고위급 인사를 상대로 선(先)개통했다고 4일 밝혔다.

SK텔레콤의 첫 가입자는 엑소(EXO)의 백현과 카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김연아 씨, 페이커 이상혁 프로게이머, 윤성혁 수영 선수, 31년 장기 고객 박재원 씨다. KT 1호 가입자는 대구 동성로 KT직영점에서 갤럭시S10 5G 단말을 개통한 자사 직원의 아내 이지은 씨가 차지했다. 이 씨의 남편은 독도와 울릉도에서 5G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다.

LG유플러스는 U+ 5G 서비스 체험단 ‘유플런서’인 모델 겸 방송인 김민영 씨 부부가 첫 가입자가 됐다. 과기정통부 유영민 장관도 이날 5G 스마트폰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버라이즌은 한국의 이통 3사보다 두 시간 늦은 4일 새벽 1시(한국 시간)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인지를 놓고 논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5G 전용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약점이 있고 한국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는 5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가 지나치게 세계 1위 타이틀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에는 5G 네트워크를 위한 기지국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오는 8일 이통사 관계자를 비롯한 각계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했다는 의미를 되짚고 5G 기반의 융합서비스를 시연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