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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끌어내린 국민연금…경제계 “연금 사회주의 우려”

대한항공 주총 후폭풍

  • 국제신문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9-03-27 20:12:2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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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의 촛불혁명”

- 국민연금 반대표가 결정적
-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될 듯
- 금융위장 “도입의 긍정 사례”

# 재계, 불만 속 긴장감

- “공적연금이 경영권 좌지우지
- 주식시장의 反자본주의” 반발
- 대한항공 관련주는 상승 마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한 것을 두고 ‘자본시장의 촛불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주식 시장의 이념에 반해 감정적으로 대응했고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개입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경영권을 잃게 됐다. 조 회장의 연임 반대에 힘을 실었던 의결권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건이다. 국민이 주인인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대한항공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은 자본시장의 촛불혁명”이라며 “재벌기업의 총수도 국민과 주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조 회장이 주총 결정을 무시하고 미등기 임원으로 대한항공 경영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조 회장은 여전히 한진그룹 총수이고 그 영향력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대한항공 경영에 경영권을 행사하려 한다면 이는 회사와 주주가치에 반하는 것이다. 조 회장은 미등기 임원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와 관련,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주주 행동주의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활동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전에 정착됐지만 국내에서는 도입을 하는 단계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활용도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12월 국내에 도입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자금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의 긍정적인 면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회장의 이사 연임안 부결은 국민연금만의 의사 결정이 아니고 자산운용사·의결권자문사 등이 권고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타당한 지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반면 재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경영권 개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긴장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전무는 이날 입장문에서 “사법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반하는 결과일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더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공적 연금이 기업 경영에 대단히 중요한 사내이사 연임 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 등 제반 사안에 대한 면밀하고 세심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에 대해 “사내 이사직을 상실한 것은 맞지만 경영권 박탈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최대주주로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항공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47%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대한항공우(4.78%)와 한진그룹 계열사 한진(1.92%), 지주사 한진칼(0.39%)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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