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시사점’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국내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완화돼 국내 경기 진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정책 도입 가능성이 확대됐다”면서 “최근 수출과 내수 경기 동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2.25~2.50%로 동결하고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2회에서 동결로 하향조정했다. 연준은 이날 자산축소 정책 종료를 공식화하는 등 예상보다 통화 완화적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FOMC 결과로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배경에 한국과 미국간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금융불안정성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당분간 정책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밝히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은 완화됐다”면서 “미국의 정책 금리 동결, 국내 가계 부채의 증가세 둔화를 고려해 볼 때 기준금리 인상 근거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 상황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봤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 이후 100포인트 이하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경기 방향성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017년 8월을 정점으로 하향 추세라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 경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수 여건에 집중한 통화정책의 도입 가능성이 확대됐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국면에서 국내 통화정책은 내수 여건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