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모빌리티 ‘웨이고 블루’
- 기사에 목적지 고지 않고 배차
- 사납금 없는 완전월급제 채택
- 여성 전용차도… 콜비 3000원

- 쏘카도 ‘타다 프리미엄’ 준비
- 요금 20~30%가량 비쌀 듯
- SKT 청각장애 기사용 앱 개발

택시 업계와 IT 플랫폼 업계가 카카오 카풀 출범을 놓고 갈등을 겪는다. 주요 플랫폼 업체들은 택시 고급화라는 깃발을 들고 택시 시장에 진출한다. 택시 업계와 마찰을 줄이고 택시 이용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며 시장에 안착하려는 전략이다. ‘가려운 부분’이란 택시 불친절, 승차 거부, 골라 태우기 등이다. 이른바 ‘플랫폼 택시’ 업체는 우선 수도권을 공략해 시장에 안착한 뒤 부산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고솔루션즈와 카카오모빌리티가 협업해 출시한 고급택시 가맹업 브랜드 ‘웨이고 블루’. 정옥재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타고솔루션즈와 손을 잡고 가맹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를 출시했다. 지난 20일 서울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 ‘웨이고 블루’는 승차 거부 없는 고급택시를 지향하는 택시 가맹 업체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웨이고 블루’와 여성 전용 택시 ‘웨이고 레이디’ 면허를, 국토교통부로부터는 서울과 경기 성남 간에 운영할 수 있는 광역 가맹 사업 면허를 받았다.

‘웨이고 블루’는 카카오 택시와 달리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 배차 서비스를 표방한다. 또한 택시 기사에게는 사납금을 받지 않고 완전월급제를 채택했다.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면 택시기사가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손님을 골라 잡는 일이 줄기 때문이다. ‘웨이고 레이디’는 여성 운전 기사가 운행하며 여성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유치원생 이하 동반 승차 허용).

타다 서비스에 활용되는 레저용 차량 모습. 쏘카 제공

다음 달 정식 출시하는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는 서비스지역을 확대해 연내에 2만 대 규모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 20일 기자 설명회에서 타 지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나 형태 면에서 부산이 1순위로 꼽힌다. 웨이고 블루는 카카오 T 앱 내 택시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콜비)는 3000원이다.

타고솔루션즈에는 21일 현재 50여 개의 법인택시와 4500여 대의 택시가 참여한다. 타고솔루션즈가 부산에 진출하면 ‘친절한 택시, 안전한 택시’를 표방하는 부산 등대콜과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공유 플랫폼 업체인 ‘쏘카’도 고급 택시 서비스를 준비한다. 쏘카 자회사인 VCNC는 다음 달부터 고급 택시 가맹업인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렌터카 서비스 ‘타다 베이직’(스마트폰 앱 기반 11인승 레저용 승용차) ‘타다 어시스트’(노령자·장애인용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에어’(공항 이동 차량 서비스) 등을 운용한다.

청각장애 택시 기사를 위한 티맵택시 앱 개념도. SK텔레콤 제공

‘타다 프리미엄’은 기아자동차 K-7 100대로 운영된다. 택시기사가 배차 전에는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도록 하는 강제 배차 방식을 적용하고 가격은 기존 택시보다는 20~30% 이상 비쌀 것으로 보인다. 여선웅 쏘카 새로운규칙그룹본부장은 “‘타다 플랫폼’이 안착돼 이를 기반으로 고급택시 시장으로 진출해 택시 고급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타고솔루션 쏘카와 달리 SK텔레콤은 택시기사에게 편한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한다. 카카오가 카풀 출시 논란으로 휘청거리는 동안 ‘티맵 택시’를 업그레이드한 SK텔레콤은 최근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위한 전용 앱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와 손을 잡고 ‘고요한택시’를 운행하는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앱 활용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용 앱에는 티맵택시 앱에 콜 누락 방지를 위한 깜빡이 알림, 특이사항 전달을 위한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지 전송 기능, 고요한택시를 배차할 때 알림 기능 등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의 영업 활동에 필요한 기능이 추가됐다. ‘고요한택시’는 전용 앱 출시로 더 많은 청각장애인이 택시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연말까지 청각장애 택시기사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플랫폼 택시’에서 더 진화된 무인택시도 등장한다. 현대모비스는 러시아 최대 인터넷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택시(로봇+택시)를 개발한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자율주행 플랫폼의 제작과 성능 검증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러시아 전역에서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무인 로보택시를 최대 100대까지 운영하면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