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명당 혼인건수 4.3건 불과

- 취업난·집값 상승 영향 등 작용

- 이혼 건수 전년보다 0.4% 증가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인 부산의 ‘결혼 기피’ 현상이 지난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전체 혼인 건수는 처음으로 1만5000건 아래로 내려갔고,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粗)혼인율(이하 혼인율)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극심한 취업난과 집값 상승 등이 결혼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 보고서를 보면 부산의 총혼인 건수는 2017년(1만5677건)보다 896건(5.7%) 줄어든 1만4781건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최저치다. 또 2014년(1만8927건, -8.7%)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국 전체 혼인 건수도 2017년 26만4455건에서 지난해 25만7622건으로 6833건 줄었으나 감소율(-2.6%)은 부산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산의 혼인율은 4건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4.3건에 머물며 해당 통계를 지역별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북(3.9건)과 전남(4.0건)에 이어 15위에 머물렀고, 6대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낮았다. 이런 추세라면 부산의 혼인율이 3건대로 주저앉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전국의 혼인율은 2017년(5.2건)보다 0.2건 줄어든 5.0건을 기록했다. 울산과 경남은 각각 5.1건과 4.5건이었다.

지난해 결혼 감소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데다, 청년층의 고용 상황과 주거 여건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혼 감소가 출산율 하락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부산의 ‘인구 절벽’ 사태가 더 가속화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지역 이혼건수는 전년보다 0.4% 소폭 증가했고, 조이혼율은 전년과 비슷한 2.0건이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