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들 “GM사태 해결 모범사례
- 정치권·지자체 협력 힘모아줘야”
- 부품산업 경쟁력 강화안도 나와
- 오 시장 “국산화 지원 적극 검토”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간에 생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부품 업계를 주축으로 전국에 걸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오전 부산 강서구 이든텍에서 열린 부산 자동차부품 업계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시는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치단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자동차부품 국산화 비율을 끌어올리는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대책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19일 오거돈 시장의 주재로 강서구 지사동에 있는 자동차부품 업체인 이든텍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자동차 산업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최근 르노차의 임금·단체 협상까지 지연돼 지역 협력업체가 불안한 가운데 마련된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재수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부산경제진흥원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와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 11명이 참석했다.

업계는 르노차 협력업체가 모인 지역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오린태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지엠의 노사 갈등 해결에는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 단위 대책위의 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부산보다 경남에 르노차 협력업체가 많으므로,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나서 한 목소리로 압박해야 지역경제가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르노차의 1차 협력 업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국 224개 부품업체 중 125곳이 경남과 경북에 몰려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지역 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자동차부품 업계는 르노차 노사 갈등 문제로 말미암아 내년 사업 전망까지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A사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간헐적으로 이뤄진 르노차 부분 파업이 이미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며 “더욱 큰 문제는 르노차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져 내년 기술 개발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르노차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이라는 사실은 협력업체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글로벌 기업 경영진은 노사 갈등과 같은 사안이 불거지면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키우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B사 대표는 “결국 글로벌 기업의 공장을 유치한 국가의 자동차부품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로노차는 현재 엔진과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므로 국산화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C사는 유휴 인력이 대거 발생해 구조조정 상황에 놓였다. 3조 2교대 근무제에서 최근 2조 2교대 근무제로 바꿨다. 오 시장은 “경남과 협업을 강화해 르노차 노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부품 국산화 비율을 정하는 등 정책적인 접근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