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주주 산업은행으로 바뀌고
- 조남호 회장 이달 경영권 상실
- “수빅리스크 해소 등 정상화 박차”

한진중공업의 국내외 채권단이 6874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뀌고 조남호 회장은 경영권을 잃는다.

한진중공업은 6일 열린 이사회에서 국내외 채권단이 채무 6874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보통주 6874만1142주를 주당 1만 원으로 발행한다. 이 주식은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과 필리핀 은행에 배정된다.

한진중공업과 채권단은 또 기존 한진중공업 주식 1억605만2508주의 86.3%에 해당하는 9151만9368주를 감자하기로 했다. 대주주와 일반주주를 구분해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보유한 3338만6809주는 전량 소각하고,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5 대 1 비율로 차등 감자한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을 행사하던 조남호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한다. 주금 납입일은 5월 10일이다. 출자 전환 효력은 이튿날인 11일부터 발생한다.

무상감자와 출자 전환이 마무리되면 국내 채권단이 전체 주식의 60%가량을, 필리핀 은행이 20%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최대주주 지위도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한국산업은행으로 바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끝나면 한진중공업은 완전 자본 잠식과 수빅조선소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수빅 리스크를 해소하고 자본을 확충하면서 영도조선소를 주축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설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2016년 채권단 자율 협약을 체결한 후 군함 등 특수선을 집중해서 수주하면서 모두 27척, 1조2000억 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군함 등 방위 산업 물량은 국가와 체결한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외 채권단과 관계 기관의 지원에 힘입어 경영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고 회사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유 자산 매각과 각종 개발 사업도 더 활발하게 추진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이병모 전 STX조선 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로 보고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연임되지 않으면 이달 말로 사내이사 임기를 마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