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르노삼성자동차의 생산 내수 수출이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하며 국내 5대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트리플 역주행’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르노삼성 노조의 장기 파업이 3대 지표 동반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 유일의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의 부진으로 지역 협력업체에 미치는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발표한 ‘2019년 1월 국내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완성차 업체 5곳(현대차 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의 총생산량은 신차 출시와 설 연휴(지난 4~6일)에 대비한 1월 조기 생산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월보다 9.8% 증가한 35만4305대를 기록했다. 5개 업체의 수출 대수는 1년 전보다 12.6% 늘어난 21만3618대, 내수 판매량은 1.5% 증가한 13만6157대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에서 도미닉시뇨라 대표이사와 임직원을 비롯해 협력업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닛산 로그 누적 생산 50만 대 돌파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50만 대 돌파는 2006년 SM5가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하지만 업체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르노삼성차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르노삼성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1월보다 38.0%나 급감했다. 5개 업체 중 지난달 생산량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곳은 르노삼성이 유일했다. 르노삼성의 지난달 수출과 내수 판매량도 각각 44.8%와 19.2% 곤두박질쳤다.

　산업부는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량 급감을 르노삼성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새로 나오는 차가 줄다 보니 내수 부진과 수출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산업부는 “노조 파업으로 인한 물량 부족 탓에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닛산 로그와 QM6 등의 수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과 싼타페 등 중대형 신차의 판매 호조 덕분에 지난달 생산(14.4%) 내수(17.5%) 수출(14.8%)이 지난해 1월보다 모두 증가했다.

　문제는 르노삼성의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 협상안에 반발해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에서는 부산에 있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공장의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90일 안에 결정한다. 만일 보고서가 채택되면 수입차에 최대 25%에 이르는 관세가 부과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