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4829곳 중 제조업 547곳
-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해
- 진입 쉬운 유통업 18% 늘어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 주력 업종의 불황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부산지역 내 제조업 창업은 눈에 띄게 줄고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유통업 신설 법인은 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7일 ‘2018년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 분석 결과를 내고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지역 내 새로 신설된 법인은 모두 4829곳이다. 이는 2017년의 4850곳에 비해 0.4% 감소한 것이다. 유례없는 불황을 겪은 지난해 지역의 산업경기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업종별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제조업에서 법인 신설이 크게 감소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제조업 신설은 547곳으로 2017년의 690곳에 비해 무려 20.7%나 줄어들며 업종 중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제조업의 법인 신설은 2014년 983곳 이후 2015년 894곳, 2016년 725곳, 2017년 690곳, 지난해 547곳으로 매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다. 전체 신설 법인 내 비중도 2014년 21.3%에서 지난해 11.3%로 절반 수준으로 꼬꾸라졌다.

건설업 역시 정부가 강화한 부동산 규제 여파로 지난해 총 554곳이 신설되는 데 그쳤다. 2017년 673곳에 비해 17.7%나 감소한 수치로 제조업 다음으로 감소 폭이 컸다. 제조업과 건설업 신설 감소세는 산업 공동화는 물론 안정적인 일자리 공급과도 직결돼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반해 유통업은 지난해 1377곳이 신설돼 2017년 대비 18.3%나 증가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전체 신설법인 내 비중도 28.5%로 업종 중 가장 높았다. 유통업 신설이 증가한 것은 타 업종에 비해 시장 진입이 쉽고 소규모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외 운수업, 정보통신업, 부동산 및 장비 임대업 등에서는 지난해 신설법인이 전년보다 0.6%, 5.3%, 7.5% 각각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자본금 5000만 원 이하의 영세 법인 수가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 지역 산업의 영세화 현상이 심화됐다. 5000만 원 이하 영세 신설 법인은 2014년 3157곳, 2016년 3294곳, 지난해 3494곳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체 신설 법인의 72.4%가 자본금 5000만 원 이하였다. 신설 법인의 영세화 현상은 지역 경제의 산출 부가가치를 낮추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제조업의 신설 법인 감소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