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저비용항공 모두 선점경쟁

- 에어부산·이스타항공 먼저 포문
- 새 항공기 들여오고 부정기 취항

이달 중 신청할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놓고 국내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싱가포르 노선 개설은 인천~싱가포르 노선이 뚫린 후 15년 만인 데다 부산~싱가포르 정기 노선은 처음이다.

	에어부산이 올해 들여올 에어버스사의 A321 NEO LR(왼쪽 사진)과 이스타항공이 최근 도입한 보잉사의 B737 맥스(MAX)8. 에어부산·이스타항공 제공

31일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 배분을 위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국토부는 늦어도 다음 달까지 운수권 배분을 완료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8월 한국·싱가포르 항공회담에서 이 노선은 최대 주 14회(왕복)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싱가포르는 타 국가에 비해 운수권 배분이 잘 나오지 않는 국가에 속한다. 이번 노선 개설도 지난 7월 이뤄진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형, 저비용 등 규모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가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간 인근 단거리 노선에 집중했던 저비용항공사는 부산~싱가포르 노선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싱가포르는 직항으로 6시간 정도 걸린다.

포문은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이 먼저 열었다. 두 항공사는 각각 오는 4~29일과 16일~다음 달 7일 부산~싱가포르 부정기 노선을 운항한다. 신규 노선 운수권 취득에 있어 필요한 여러 요건 중 해당 노선의 안정적 운항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두 항공사는 이번 비정기 노선 운항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싱가포르 비정기 노선은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비행거리) 때문에 매번 60석가량을 비우고 운항해야 하므로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무릅쓰고 운항에 나서기로 했다”며 “다행히 예약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의 반응도 좋아 정기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단거리용 항공기만 보유한 저비용항공사들은 중장기 노선을 위한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한 준비를 이미 마쳤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국내 최초로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MAX)8을 들여왔다. B737 맥스8은 항속거리가 6500㎞로 저비용항공사들이 주로 운용해 온 B737-800NG보다 1000㎞ 더 비행할 수 있다. 에어부산은 에어버스사의 차세대 항공기인 A321 NEO LR 도입을 위한 계약을 완료했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6월 B737 맥스8을 들여올 계획을 세웠다. 올해 4대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10대를 차례로 도입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보잉사와 2022년까지 B737 맥스8을 최대 50대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어서울 역시 에어부산과 같은 기종인 에어버스사의 A321 NEO LR를 들여올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가 대거 생기면서 단거리 노선 항공여행의 대중화가 이뤄진 것처럼 추후 중장기 노선 진출로 관광 항공 등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