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U+ 기지국 설치에 4조 투자
- ‘일상을 바꿉니다’ 구호 캠페인
- 화웨이 장비 채택은 ‘양날의 칼’

- SKT, 스마트공장 시장 공들여
- 다기능 협업로봇 등 솔루션 시연
- 글로벌 대기업과 얼라이언스도

- KT, 통신구 화재 피해 보상 전력
- 홍보 행사는 당분간 없을 듯
- 내년 스페인 MWC서 기지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본격적인 5세대 이동통신(5G) 마케팅 전쟁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애초 이달 초 정부의 5G 전파 발사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5일 서울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때문에 미뤘다. KT는 통신구 화재 피해 관련 소비자 보상에 전력을 쏟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을 더 늦추고 있다.

	SK텔레콤 모델들이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에서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LGU+가 먼저 쏘아 올린 ‘5G’

LG유플러스는 5G 기지국 인프라 설치에 SKT텔레콤과 KT의 6~8배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판 흔들기’를 위해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이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이 4조 원 이상 들 것으로 본다. 업계의 표준이 되는 기술이라면 빨리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본사인 서울 용산사옥에 내걸린 홍보물. 정옥재 기자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기지국 인프라 설치에 앞서 나간다. 이는 기지국 장비를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외에 화웨이 장비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 공급이 LG유플러스에는 ‘양날의 검’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중국 업체인 화웨이 견제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보안 문제가 단 한 번도 불거진 바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집요하게 보안 문제를 제기한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국 플랫폼 기업을 중국에 접속시키기 위해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트럼프 리스크’를 극복해야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스타 마케팅’ 대신 ‘일상을 바꿉니다’라는 담담한 구호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요란하게 홍보하기보다는 소비자 일상에 파고들겠다는 뜻이다. 현재 소비자의 5G 인식이 낮은 점을 고려한 전략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 자체 설문 조사 결과 5G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고객이 76%였다.

■SKT, 스마트공장 등 제조업 융합

	LG유플러스 하현희 부회장(왼쪽)과 SKT 장홍성 단장.

LG유플러스가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를 개최하자, SK텔레콤도 20일 대규모 홍보행사를 열었다. SK텔레콤은 ‘대한민국 제조업, 5G로 다시 뛴다’는 주제로 경기도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5G 스마트공장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5G 다기능 협업 로봇,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 등 5G와 첨단 ICT를 접목한 솔루션을 시연했다.

이 회사는 많은 제조 공장이 스마트공장으로 쉽게 전환될 수 있게 5G 네트워크, 특화 솔루션, 데이터 분석 플랫폼, 단말기를 ‘올인원 패키지’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력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3만 개 보급 사업의 흐름에 올라타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올인원 패키지’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자 하나 IT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유용하다. 스마트공장 구축 단가를 낮추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며 현장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제조혁신센터와 함께 총 19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5G-SFA)’를 출범시켰다. 이 얼라이언스(연합체)에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보쉬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한다.

SK텔레콤은 5G 브랜드를 ‘5GX’로 이름 붙였다. 5GX의 ‘X’에는 Xpeed(빠른 속도의), Xtraordinary(특별한) Xclusive(독점적인) Xciting(흥겨운) 등의 의미를 담았다.

반면 KT는 통신구 화재 여파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본격적인 마케팅 행사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황창규 KT 회장이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데 KT 5G 서비스가 가진 장점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