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신보서 수익 얻고도

- 출연료율 13년째 0.02%

- 다른 기관과 형평성 문제까지

- “0.08%로 상향” 목소리 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에 보증 공급을 하는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부실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신보의 부실률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보증공급을 하려면 은행의 출연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신용보증재단은 17일 부산을 포함한 전국 지역 신보의 전체 대위변제 순증률이 2016년 1.6%였으나, 지난해 1.7%,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2.0%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위변제는 신용보증기관이 기업 등에 지급보증을 한 뒤 보증을 받은 기업이 채무상환을 이행하지 않을 때 해당 채무를 보증기관이 직접 변제하는 절차다. 최근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지역 신보의 부실률 또한 상승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 음식·숙박업과 조선업 및 자동차산업 등 주요 제조업종 불황으로 해당 대위변제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와 함께 자금 수요 확대로 자영업자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역 신보의 보증공급 역시 증가세다. 보증공급(보증잔액) 규모는 2015년 16조2000억 원, 2016년 18조 원, 지난해 19조2000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9월 기준 햇살론을 포함해 20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 부산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의 보증잔액은 2016년 1조3630억 원에서 올 들어 11월 말 기준 1조4561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역 신보의 2005년 법정출연금 도입 당시 보증 규모(3조4000억 원)에 비해 지난해 기준 18조4000억 원으로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회사 출연료율은 0.02%로 13년째 그대로다. 지역 신보의 보증 재원은 지자체와 은행권의 출연금으로 마련된다. 

지역 신보는 수익자 부담 원칙과 보증기관별 형평성을 위해 지역 신보에 대한 은행의 출연료율을 0.08%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은행은 지역 신보의 보증으로 대출해 이자수익을 내고 지역 신보로부터 대위변제를 받는 ‘수익자’다. 금융회사의 출연료율을 올리려면 지역신용보증재단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다른 보증기관과의 차이 또한 심각하다. 신용보증기금의 금융회사 출연료율은 0.225%, 기술보증기금의 출연료율은 0.135%로 최대 10배 차이가 난다. 보증기관별 보증잔액 비중은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신용보증기금 52.8%, 기술보증기금 25.3%, 지역 신보 21.9%다. 

부산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최근 상황이 나빠진 자영업자에 대한 안정적인 보증공급을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출연료율 상향 조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