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도 수요 없자 예산편성 않아

갈수록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급증하는 데 반해 부산은 게걸음 상태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국비를 받아 조성한 강서구 로컬푸드 매장. 국제신문DB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다음 달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 사업을 공모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산지 농민과 소비자가 농축산물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매장이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유통 마진을 줄이면서 농가는 소득을 확보하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지난해 12월 188개였던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난 9월에는 224개로 36곳이 급증했다.

공사는 올해까지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비 등을 3억 원 내에서 30%만 지원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국비와 지방비를 30%씩 의무적으로 매칭해 지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를 희망하는 업체는 각 지자체에 사업을 의뢰하고, 지자체가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 자부담이 기존 70%에서 40% 수준으로 줄었지만 부산에서는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정부 공모 사업을 앞두고 예비 수요조사를 했지만 희망하는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 국비를 지원받아 조성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강서구 대저동 한 곳뿐이다. 또 기장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를 계획 중이다.

이 때문에 애초 2020년까지 총 18억 원을 확보해 동부산권 2곳, 서부산권 1곳, 북부산권 2곳 등 총 5개의 상설 직매장을 조성하겠다는 부산시의 계획도 큰 진척이 없다.

부산시 관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 운영하려는 업체가 없는 상태라 시비부터 확보하기가 어렵다. 내년도 예산 편성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도심지 특성상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로컬푸드 직매장 한 곳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적어도 100명 정도의 농민이 참여해야 하는데, 대도시 특성상 그 정도 규모를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역 농협 두세 곳과 협의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