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 입지 결정 해 넘길 듯

- 김현미 “연내 기본계획 완성”
-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탄력

부산시가 ‘동북아 해양수도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시장의 방침에 따라 조만간 나올 부산신항과 김해공항 확장 용역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가 이들 용역에 부산시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미온적이어서 시의 해양수도 육성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부산시가 해양수도 육성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신항과 김해공항 확장 공사의 용역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부산신항 전경. 국제신문 DB

■제2신항 화약고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제2신항’의 입지를 놓고 부산시와 경남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역 갈등을 일으키는 화약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항만 주도권을 놓고 두 지자체가 제2신항 유치에 혈안이 되면서 해수부가 용역을 했지만 정무적 판단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어서 입지 결정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5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해수부는 제2신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창원 진해구 제덕만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동측을 놓고 용역을 실시했고, 두 시·도와 협의를 거쳐 이달 안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부산항 물동량이 급증해 메가포트 건립이 시급하며 애초 부산신항 서컨테이너 쪽에 부두를 확장하기로 했던 ‘신항 3단계’ 안은 타당성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43에 불과해 별도의 제2신항 건립을 계획하게 됐다.

해수부는 제2신항 입지로 부산 가덕도 동측에 13조3000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 부두 24선석과 접안시설 10㎞를 조성하는 방안과 진해 제덕에 9조6000억 원을 투입해 컨테이너 부두 17석, 피더 4선석 등 21선석과 접안시설 8.3㎞를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용역 결과 가덕도는 장래 부지 확장이 가능하지만 외곽시설 비용이 저렴한 반면 어업인 민원 발생 우려와 철새 보호지라는 단점이 지적됐다. 진해는 부산신항과 경제성 및 연계성이 높지만 어업인 등 민원 가능성과 항만 배후단지 확장 한계가 문제점으로 꼽혔다. 두 지역 모두 장단점이 있어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수부 김양수 차관은 몇 차례 부산시와 경남도 고위 공무원을 만나고 있지만 조율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김해공항 확장 탄력받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해공항 확장 기본계획 연내 완성을 약속하면서 공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꾸려진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단장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의 자료 제출 지연을 이유로 검증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 장관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해공항 확장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의 질문에 “올해 말에 기본 계획을 완성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장관은 “기본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부울경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증하자고 말해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애초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 기본계획 용역을 지난 8월 끝낼 계획이었으나 소음 문제에 관한 대안 검토 등을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암초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기본계획 용역이 부실하고 국토부의 자료 제출이 늦어졌다며 검증 연장을 요청했다. 검증단 관계자는 “주민의 소음 피해 등을 줄이기 위해 제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단은 5일 김해에서 국토부, 용역사 등을 직접 만나 김해공항 확장 기본계획을 협의했다.

이은정 김해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