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 제15기 11주 차 강연자로 나선 한국경영자총협회 박병원 명예회장은 ‘고용 우선의 경제 운용’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명예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과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두루 지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이 제15기 국제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박 명예회장은 현재 국내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경제 사회 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청년층 일자리 창출 부진”이라고 진단한 뒤 “내수 부진, 고령화로 인한 소비 한계, 주택 판매 부진, 복지재원 부족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아직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절박함과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것 같다. 정부부터 일자리를 정책 판단의 최우선 잣대로 삼아야 한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실패했고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동북아비즈니스센터, 동북아 금융중심 구상 등이 모두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박 명예회장은 “국내 모든 업종이 공급 과잉과 과당 경쟁에 직면해 있어 외국에서 발생하는 수요 없이는 더는 성장할 수 없다”며 “농업을 비롯해 의료 관광 교육 금융 부문이 모두 해외 수요 개척에 나서야 한다. 특히 앞으로 FTA 체제에서는 상대국의 서비스 시장 개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내수는 질적 고급화를 허용해 내수 확대를 추구해야 한다”며 “최소한 중국에서 가능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 정도로 각종 차별과 규제를 혁파하고 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금 체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에는 정년제도가 없다. 60세 정년 의무화와 임금피크제 도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직무 및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연봉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회장은 마지막으로 “경제가 잘 되면 모든 부작용은 완화되거나 해결이 가능하다”며 “‘일자리가 생긴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각오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