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국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7%대로 치솟으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 등과 함께 보험료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은 83.7%로 전년 동기(78.9%)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올 여름 폭염으로 보험금 지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올해 1분기 82.6%를 기록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분기 80.7%로 소폭 하락했으나 3분기에 다시 87.6%로 악화됐다. 1~3분기 누적 손해율은 83.7%로 ‘적정 손해율’로 여겨지는 78~80% 선을 넘었다.

손해율 악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3분기 누적) 흑자(2437억 원)였던 영업손익은 2104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영업손실(483억 원) 낸 후 2분기 367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으나 3분기 다시 1988억 원 적자를 봤다.

대형 4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은 물론 7개 중소형사 중 5개사가 모두 영업 손실을 봤다. 손해율(79.7%)이 양호한 메리츠손해보험과 온라인 전업사인 악사손해보험만 영업이익을 냈다.

손보사의 사업비율(사업비/경과보험료)은 인터넷 가입 증가 덕에 계속 개선돼 3분기 누적 18.2%까지 하락했으나 실적 반등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대형 4개사 모두 100%를 소폭 상회(100.8~105.1%)했다. 사고로 나간 보험금에 영업을 위한 사업비를 더한 금액이 보험료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3분기 누적 원수 보험료는 12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4000억 원) 줄었다. 보험료 인하 경쟁과 차량 등록 증가세 둔화 등이 요인이다.

금감원은 “손보 대형사 4사가 가격 경쟁에 따른 보험료 수입 감소와 부품비, 한방진료비 등 손해액 증가로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손해율 악화에 최저임금 인상, 정비요금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