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증가율 사실상 반 토막
- 실업률은 3.9%까지 치솟아
- 2001년 이후 최고 기록할 듯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했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는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투자 감소와 내수 침체 등으로 급격히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실업률은 3.9%까지 치솟으며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KDI는 6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전년 대비 2.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KDI가 지난 5월 제시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2.7%)보다 0.1%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KDI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연도와 다음 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발표한다. 지난 5월 2.9%로 제시됐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이날 2.7%로 낮아졌다.

KDI가 이날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2.6%)는 기획재정부(2.8%)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8%), 한국은행(2.7%)이 최근 제시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전망치(2.7%)는 기재부(2.9%)보다 낮고 한은과 일치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가 내년에는 더 큰 난관에 직면할 것으로 본 것이다. KDI 김현욱 경제전망실장은 “내년 성장률은 (최대 성장능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KDI는 ▷설비 및 건설투자 급감 ▷수출 증가세 둔화 및 제조업 성장 정체 ▷고용시장 악화 ▷내수 성장 둔화 등을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5월 -0.2%에서 이날 -3.6%로 더 낮아졌다. 내년 전망치도 -3.4%로 제시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둔화할 전망이다.

그나마 반도체 덕분에 명맥을 유지하는 수출 증가율 역시 올해 8.7%에서 내년 4.6%로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KDI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수출 의존도 심화와 신흥국 경제 불안 등을 고려할 때 내년 한국의 수출은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용시장 전망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를 지난 5월 20만 명대 중반에서 이날 7만 명으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20만 명대 초반에서 10만 명으로 반 토막 이상 하향 조정했다. 특히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3.9%에 이르며 2001년(4.0%)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주요기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구분 2018년 2019년 기획재정부 2.9% 2.8% 한국은행 2.7% 2.7% KDI 2.7% 2.6% OECD 2.7% 2.8% IMF 2.8% 2.6% ※자료 : 각 기관, 하반기 발표 기준